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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불면 환자 급증 … 놔두면 우울증·학습장애 유발

  • 22.11.16

◆ 잠 못드는 아이들 ◆

잠 못드는 아이들


사진설명

경기도 김포시에 거주하는 김 모씨의 아들 최 모군(9)은 평소 쉽게 잠들지 못한다. 오후 11시에 자러 들어가면 기본 1시간 이상을 뒤척이다 어렵게 잠이 든다. 왜 잠이 오지 않느냐는 김씨의 물음에 최군은 "그냥 잠이 오지 않는다"고 답답해 한다. 김씨는 최군에게 태권도 학원을 끊어주는 등 격한 운동도 시켜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0~9세 어린이 불면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창 성장하는 시기의 어린이에게 불면증은 성장 발육과 면역에 악영향을 끼치고 방치하면 우울증과 학습·행동장애까지 생길 수 있기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0~9세 어린이 불면증 환자는 지난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58.1% 폭증한 뒤 올 상반기에도 7.4%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0~9세 어린이는 올 상반기 60세 미만 불면증 환자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연간 전체 불면증 환자 평균 증가율(3.9%)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10~19세 청소년도 올 상반기 7.2% 늘어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전 연령층을 통틀어 0~9세 어린이 불면증 환자의 증가세가 압도적으로 컸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은 노년층으로 갈수록 많이 발생하는데, 이례적으로 어린이 환자가 눈에 띄게 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불면증 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층은 0~9세(전년 동기 대비 58.1%)에 이어 60~69세(9.2%), 10~19세(5.8%), 80세 이상(4.9%) 등 순이었다. 0~9세 어린이 불면증 환자는 2019년 193명, 2020년 178명, 2021년 244명 등으로 급격히 늘어난 뒤 올 상반기에도 146명이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았다.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18세 미만 청소년 수면시간은 8~10시간, 성인은 7~8시간이다.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자는 도중에 자주 깨 수면 유지가 힘든 질환이다. 새벽에 깬 후 다시 잠들기 어려운 것도 불면증에 속한다. 일주일에 사흘 이상 잠을 못 자는 증상이 세 달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본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가 생체 리듬"이라며 "코로나19로 원격 수업이 늘던 시기에 형성된 불규칙한 생활 습관이 이어지면서 불면증을 호소하는 어린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들기 전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만지게 한다거나 집 안에 TV가 켜져 있는 등 잘못된 수면 환경은 소아 불면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야간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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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준 건국대병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이후 수면각성주기 등 일주기 리듬이 깨진 어린이가 많다"고 우려했다. 일주기 리듬이란 시간대에 따라 호르몬 등 신경전달물질이 적절히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성장기 불면증은 성장 저하를 비롯해 집중력 저하, 우울증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문제가 크다.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발달장애가 불면증과 동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주의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향운 이화여대 의과대학 부속 목동병원 수면센터 교수는 "소아 불면증이 있는 경우 흔히 우울 증상이나 불안, 집중력 저하, 주의력 결핍과 ADHD, 학습장애, 틱과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반대로 우울증이나 불안증, ADHD로 인해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증상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소아기에 불면증을 자칫 방치하면 만성으로 악화돼 성인기까지 이어질 수 있고, 행동장애·학습장애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소아 불면증을 방치해 만성화되면 행동장애, 학습장애, 가족 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태엽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어렸을 때 불면증을 앓았던 사람들은 청소년기 혹은 성인이 되어서도 불면증이나 우울·불안 등 증상을 겪을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아 불면증을 예방·치료하기 위해서는 '수면위생'을 지키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수면위생이란 잠을 자기 위해 지켜야 할 생활습관을 뜻한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대표적인 행동 지침은 △침대에서 독서나 숙제, TV 시청 등 하지 않기 △15분 이내 잠들지 못하면 침실 밖에서 독서와 같이 조용한 활동하기 △주말·주중 관계없이 취침·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카페인 섭취 제한 등이다.

이향운 교수는 "소아 불면증의 원인, 기전과 치료가 성인과 크게 다르므로 보호자를 포함한 가족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수"라고 말했다. 최소한 아이 수면 시간 몇십 분 전에는 가족 모두가 취침 준비를 하고, 주위 환경도 조용하게 만들어 아이가 편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라면 침실에 은은한 조명을 켜 놓는 것이 좋다. 이연정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멜라토닌을 형성하는 전구체를 함유한 우유를 마시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부모가 아이의 수면 일기를 작성해 수면 패턴을 분석하는 것도 필요하다.

수면위생을 지켜도 소아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조기 진단을 받아야 한다. 불면증이 길어질수록 치료가 힘들어지고 만성화돼 여러 질환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아이는 증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잘 몰라 불면증이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어 불면증과 불안, 집중력 저하, 틱 등 증상이 2주 이상 나타난다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 출처 : 매일경제 .[소아·청소년 불면 환자 급증 … 놔두면 우울증·학습장애 유발] [유주연 기자 / 신유경 기자]

   https://www.mk.co.kr/news/it/1053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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